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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내스급

2019년 11월 9일 유현유진 전력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by 자렌Jaren 2019. 11. 9.

* 퇴고 X

 

 

 

선물 포장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유현이 이전에도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원래도 손끝이 제법 야무진 편인 덕분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도 선물을 자신이 직접 포장하는 건 꽤나 오랜만에 하는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야무진 손끝이 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손바닥에 올려두면 손바닥이 꽉 차는 정도의 작은 상자는 곧 그 위에 반듯하게 묶인 하얀 리본을 가지게 되었다.

유현은 깔끔한 검은 상자를 포장할 포장지로 푸른색을 골랐다. 왜 그랬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상자 속에 들어있는 물건과 잘 어울릴 색이라고 생각했었던가. 모르겠다. 유현은 수려한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아가며 생각을 떠올리려 해보았지만, 결국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저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순간부터 이미 자신의 손에는 형에게 줄 선물이 담긴 상자와 그 상자를 감쌀 푸른 포장지, 그리고 그 포장지 위에 두를 하얀색 공단 리본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들을 앞에 두고 할 일이야 뻔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유현은 선물을 포장했다. 포장을 하다보면 형에게 줄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한 건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절로 마음이 들떴다.

형은 이 선물을 받으면 분명 기뻐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그의 기쁨에 부채질을 했다.

의뢰를 할 때부터 모든 디자인 요소와 기능을 꼼꼼하게 설계한 시계였다. 만약 던전용 시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자라면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의 고가품이었다. 형이 가격을 듣는다면 너무 비싼 거 아니냐, 라고 빼죽한 말을 흘릴 것 같아 가격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저 동생인 자신이 형에게 이 선물을 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는 그 마음만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 형은 기꺼이 제 손목에 선물 받은 시계를 차줄 것이었다. 유현아, 고마워. 그렇게 감사를 드러내고. 어쩌면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내 동생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또 들려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도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유현은 드디어 포장을 마친 선물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걸어 나가 방문을 열었다. 형을 맞이하러 가기 위해.

 

아니, 아니다.

형에게는 갈 수 없다.

지난 시간 동안 형을 어떤 생각으로 멀리했는데. 이제는 형의 곁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는데.

어째서 형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한 거지?

마치 당연하다는 것 마냥.

선물을 준비한 것까지는 이상하지 않았다.

어차피 매년 전해주지도 못할 선물을 사는 것인 올해로 8년째가 아닌가.

그런데 그 선물을 당연히 형에게 가서 전해주려 했던 방금 전까지의 자신이 이상스레 여겨졌다.

 

유현은 방금 전까지 제가 한 행동을 스스로 의아하다 여기며 길드장실로 향했다. 오늘도 분명 평소와 같은 하루 일 것이다. 다리를 다친 후로 부쩍 바깥 활동이 줄어든 형은 다행히 감시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니 오늘도 당연히 어제와 별다르지 않은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길드장님!!”

 

그래야만 하는데.

 

“한유진씨가 들어간 던전에 이상현상이……”

 

그래야만 했는데.

 

.

.

.

 

선물 포장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유현이 이전에도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원래도 손끝이 제법 야무진 편인 덕분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도 선물을 자신이 직접 포장하는 건 꽤나 오랜만에 하는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야무진 손끝이 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손바닥에 올려두면 손바닥이 꽉 차는 정도의 작은 상자는 곧 그 위에 반듯하게 묶인 하얀 리본을 가지게 되었다.

유현은 깔끔한 검은 상자를 포장할 포장지로 푸른색을 골랐다. 왜 그랬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이걸 정말 내가 골랐던가? 내가 지난 8년간 골랐던 형에게 끝내 보내지 못한 선물 중에 이런 포장을 가진 것이 있었나?

문득 치민 의문에 가만히 제가 포장한 선물상자를 의아하게 내려다보던 유현은 여상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잡념을 쫓아내니 형에게 줄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한 건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절로 마음이 들떴다.

형은 이 선물을 받으면 분명 기뻐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그의 기쁨에 부채질을 했다.

의뢰를 할 때부터 모든 디자인 요소와 기능을 꼼꼼하게 설계한 시계였다. 만약 던전용 시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자라면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의 고가품이었다.

형이 가격을 듣는다면 너무 비싼 거 아니냐, 라고 빼죽한 말을 흘릴 것 같아 가격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저 동생인 자신이 형에게 이 선물을 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는 그 마음만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 형은 기꺼이 제 손목에 선물 받은 시계를 차줄 것이었다. 유현아, 고마워. 그렇게 감사를 드러내고. 어쩌면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내 동생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또 들려줄지도 모르겠다.

또? 들려준다고? 유현은 문득 제 귀에서 너무도 멀어진 목소리가 말하던 달콤한 울림을 떠올렸다. ‘사랑하는 내 동생.’ 영원이 잊지 못한 애정으로만 가득한 목소리는 유현이 평소에도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흐려질까 몇 번이고 다시 떠올려 보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제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가던 것이기도 했다. 생생하게 귓가를 더듬는 목소리를 들은 지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그 목소리를 들은 지 얼마 되지 않기라도 한 것 마냥 이리도 생생할까.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유현은 드디어 포장을 마친 선물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걸어 나가 방문을 열었다. 형을 맞이하러 가기 위해.

 

아니, 아니다.

형에게는 갈 수 없다.

지난 시간 동안 형을 어떤 생각으로 멀리했는데. 이제는 형의 곁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는데.

어째서 형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한 거지?

마치 당연하다는 것 마냥.

선물을 준비한 것까지는 이상하지 않았다.

어차피 매년 전해주지도 못할 선물을 사는 것인 올해로 8년째가 아닌가.

그런데 그 선물을 당연히 형에게 가서 전해주려 했던 방금 전까지의 자신이 이상스레 여겨졌다.

 

유현은 방금 전까지 제가 한 행동을 스스로 의아하다 여기며 길드장실로 향했다. 오늘도 분명 평소와 같은 하루 일 것이다. 다리를 다친 후로 부쩍 바깥 활동이 줄어든 형은 다행히 감시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니 오늘도 당연히 어제와 별다르지 않은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길드장님!!”

 

그래야만 하는데.

 

“한유진씨가 들어간 던전에 이상현상이……”

 

그래야만 했는데.

 

.

.

.

 

선물 포장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유현이 이전에도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원래도 손끝이 제법 야무진 편인 덕분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도 선물을 자신이 직접 포장하는 건 꽤나 오랜만에 하는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야무진 손끝이 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손바닥에 올려두면 손바닥이 꽉 차는 정도의 작은 상자는 곧 그 위에 반듯하게 묶인 하얀 리본을 가지게 되었다.

유현은 깔끔한 검은 상자를 포장할 포장지로 푸른색을 골랐다. 아니, 아니다. 이게 정말 내가 준비한 선물이 맞던가? 유현은 갑자기 일어난 혼란에 잠시 선물상자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가만히 제가 포장한 선물상자를 의아하게 내려다보던 유현은 자신이 이 시계를 왜 준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자신에게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선물을 왜? 언제? 준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면서 형에게 줄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한 건 처음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는 걸 느꼈다.

형이 이 선물을 받는다고 기뻐해줄 리가 없을 텐데. 그런 생각이 불쑥 치밀었지만, 선물상자는 그런 의심을 꾸역꾸역 누르며 분명 기뻐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의뢰를 할 때부터 모든 디자인 요소와 기능을 꼼꼼하게 설계한 시계였다. 만약 던전용 시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자라면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의 고가품이었다.

형이 가격을 듣는다면 너무 비싼 거 아니냐, 라고 빼죽한 말을 흘릴 것 같아 가격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저 동생인 자신이 형에게 이 선물을 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는 그 마음만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 형은 기꺼이 제 손목에 선물 받은 시계를 차줄 것이었다. 유현아, 고마워. 그렇게 감사를 드러내고. 어쩌면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내 동생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또 들려줄지도 모르겠다.

또? 들려준다고? 유현은 문득 제 귀에서 너무도 멀어진 목소리가 말하던 달콤한 울림을 떠올렸다. ‘사랑하는 내 동생.’ 영원이 잊지 못한 애정으로만 가득한 목소리는 유현이 평소에도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흐려질까 몇 번이고 다시 떠올려 보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제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가던 것이기도 했다. 생생하게 귓가를 더듬는 목소리를 들은 지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형에게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은…… 아주 처절하고 괴로우며 분노로 가득찬 것들뿐이었다. 그런데 왜 저를 사랑한다는 목소리가 들은 지 얼마 되지 않기라도 한 것 마냥 이리도 생생할까.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만이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유현은 드디어 포장을 마친 선물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걸어 나가 방문을 열었다. 형을 맞이하러 가기 위해.

 

아니, 아니다.

형에게는 갈 수 없다.

지난 시간 동안 형을 어떤 생각으로 멀리했는데. 이제는 형의 곁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는데.

어째서 형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한 거지?

마치 당연하다는 것 마냥.

선물을 준비한 것까지는 이상하지 않았다.

어차피 매년 전해주지도 못할 선물을 사는 것인 올해로 8년째가 아닌가.

그런데 그 선물을 당연히 형에게 가서 전해주려 했던 방금 전까지의 자신이 이상스레 여겨졌다.

 

유현은 방금 전까지 제가 한 행동을 스스로 의아하다 여기며 길드장실로 향했다. 오늘도 분명 평소와 같은 하루 일 것이다. 다리를 다친 후로 부쩍 바깥 활동이 줄어든 형은 다행히 감시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니 오늘도 당연히 어제와 별다르지 않은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길드장님!!”

 

그래야만 하는데.

 

“한유진씨가 들어간 던전에 이상현상이……”

 

그래야만 했는데.

 

.

.

.

 

선물 포장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유현이 이전에도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원래도 손끝이 제법 야무진 편인 덕분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도 선물을 자신이 직접 포장하는 건 꽤나 오랜만에 하는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야무진 손끝이 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손바닥에 올려두면 손바닥이 꽉 차는 정도의 작은 상자는 곧 그 위에 반듯하게 묶인 하얀 리본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완성된 상자를 내려다보던 유현은 드디어 그 상자를 준비한 사람이 자신이지만,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았던 기억이 저에게 어느 순간 흘러들어와 있었다. 형의 생일선물을 준비하며 행복해하는 20살의 한유현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가 아니었다. 아마 자신이 아닌 그 한유현은 형과 화해를 한 모양이었다. 그렇기에 ‘그’ 한유현은 깔끔한 검은 상자를 포장할 포장지로 푸른색을 골랐다. 선물을 제 손으로 포장하며 형에게 줄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한 건 처음이라는 생각에 절로 들뜨는 마음이 자신의 감정인 양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의뢰를 할 때부터 모든 디자인 요소와 기능을 꼼꼼하게 설계한 시계였다. 만약 던전용 시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자라면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의 고가품이었다.

형이 가격을 듣는다면 너무 비싼 거 아니냐, 라고 빼죽한 말을 흘릴 것 같아 가격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저 동생인 자신이 형에게 이 선물을 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는 그 마음만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 형은 기꺼이 제 손목에 선물 받은 시계를 차줄 것이었다. 유현아, 고마워. 그렇게 감사를 드러내고. 어쩌면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내 동생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또 들려줄지도 모르겠다.

유현에게 있어 저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형의 목소리는 이미 제법 흐려져 가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억 속에 머물 때 만큼은 저를 사랑한다는 목소리가 들은 지 얼마 되지 않기라도 한 것 마냥 무척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지금 이 기억 속의 ‘나’는 형에게 다시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거구나. 문득 그렇게 생각하니 심장에 묵직한 돌덩이가 얹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까끌까끌한 모래알이 목구멍에 달라붙은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유현은 슬프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만이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바라던 말을 이렇게 생생하게 다시 느낄 수 있었기에 슬픔보다는 기쁨이 더욱 컸다.

누가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스치듯 들은 기억이 있었다. 학생시절 교실에서였을까, 아니면 길거리를 지나치는 행인들의 수다에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헌터들과 지척에서 던전공략을 하던 때였을까. 어찌되었든 그 말을 들었을 때 유현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제가 제 손으로 밀어내야 했던 형을 떠올렸다.

하지만 제 기억 속에 끼어들어온 낯선 한유현은 형의 사랑을 잃지도 않았고, 형의 곁에 있고자하는 마음을 포기하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그건 아마도, 자신이 ‘한유현의 첫사랑’을 가져갔기 때문은 아닐까.

이미 끝나버린 첫사랑 대신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한 저 한유현은, 이제 이루어지지 않을 첫사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유현은 드디어 포장을 마친 선물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걸어 나가 방문을 열었다.

유현은 의연하게 길드장실로 향했다. 오늘도 분명 평소와 같은 하루 일 것이다. 다리를 다친 후로 부쩍 바깥 활동이 줄어든 형은 다행히 감시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니 오늘도 당연히 어제와 별다르지 않은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길드장님!!”

 

그래야만 하는데.

 

“한유진씨가 들어간 던전에 이상현상이……”

 

그래야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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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포장을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건 유현이 이전에도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원래도 손끝이 제법 야무진 편인 덕분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도 선물을 자신이 직접 포장하는 건 꽤나 오랜만에 하는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야무진 손끝이 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손바닥에 올려두면 손바닥이 꽉 차는 정도의 작은 상자는 곧 그 위에 반듯하게 묶인 하얀 리본을 가지게 되었다.

한유현이 한유진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어쩐지 한유현은 그 선물을 바라보며 이것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더는 춥지 않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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