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스급3

수영 선수 한유현 보고 싶다 * 퇴고 X 어린 시절부터, 한유현의 몸이라는 건 한유진에게 꽤나 익숙한 것 중 하나였다. 부모의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어린 동생에게 형이 해줄 수 있는 것들은 꽤나 다양했으니까. 계절에 맞는 옷을 갈아입히고, 식사를 차려주고, 잠을 재웠다. 그리고 당연히 씻을 줄 모르는 동생을 씻겨주는 것도 한유진의 몫이었다. 유현은, 어린 시절에는 제 또래보다도 퍽 작은 편이었기에 아직 어린 아이였던 유진의 손으로도 수월하게 씻는 걸 도와줄 수 있었다. 말캉한 볼을 물을 묻힌 손바닥으로 쓰다듬어주고, 머리카락에 가려졌던 보드라운 이마도 꼭 감은 눈꺼풀 위와 앙 다문 입술 위도 깨끗해지도록 문질러 닦아주었다. 어디 얼굴뿐일까? 옷을 홀랑 벗겨서 같이 욕조 안에 들어간 것도, 조금은 까실한 샤워 타올에 비누 .. 2023. 2. 11.
2022년 7월 16일 유현유진 전력 [물] * 퇴고 X 머리카락 끝에 맺혔던 물방울이 아래로 똑 떨어져 내렸다. 이미 한바탕 머리부터 물을 뒤집어쓰고 욕조에 가만히 앉아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유진은 가만히 제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그리는 동심원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뒤로 기울였다. 유진의 등은 오래지 않아 제 등 뒤에 앉아있던 이의 맨가슴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피곤해?”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나른하네.” 몸이 닿으니 자연스럽게 유진의 허리에 감겨있던 유현의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 형이 물로 더 깊이 미끄러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한 팔의 강인함과 달리 한 없이 다정한 목소리는 유진의 나른함을 배가 시킬 뿐이었다. 더군다나 가슴 아래까지 찰랑이며 차오른 욕조 속의 물은 두 사람이 욕실에 들어온 지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2022. 7. 17.
2020년 10월 25일 유현유진 전력 [파티, 결혼기념일] *퇴고 X 한유현에게 있어 첫 파티는, 빵집에 있는 것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케이크에 5개의 초를 꽂은 순간 시작되었다. 하얀 생크림 위에 올라앉은 딸기를 피해 색색의 얇은 초들을 꽂아 넣은 형이 촛불에 불을 붙인 후에 맞은편에 앉은 자신을 바라보며 지었던 웃음. ‘생일 축하 합니다.’로 시작한 노래가 ‘사랑하는 유현이’로 치달았을 때 또륵 초를 타고 흘러내리던 노란색 촛농. 심지를 태우며 흔들리던 작은 불꽃을 ‘얼른 불어.’라고 말하는 형의 재촉에 못 이겨 후, 불어 꺼버리자마자 피어난 가느다란 연기. 어차피 끄라고 할 것이면서 왜 촛불에 불을 붙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현을 유진은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꼭 끌어안아 주었다. 태어나 주어서, 내 동생이 되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귓가에 속삭여주는.. 2020.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