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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내스급

2019년 7월 27일 유현유진 전력 [열대야, 키스]

by 자렌Jaren 2019. 7. 28.

달마저 녹아내릴 것 같은 밤이었다.

빌딩 숲을 달굴 대로 달궈놓던 한낮의 태양이 달이 뜨는 시간까지 도시에 숨어 있다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한 것 마냥, 눈을 시리게 만드는 달이 떴음에도 피부에 들러붙는 공기는 끈적하고 습하기만 했다. 제 살갗에 들러붙는 모든 것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달아오른 밤, 열대야였다.

 

그밤 유진은 숨통까지 적셔버릴 듯 뜨겁게 제 안에 문질러져오는 물컹한 감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읏…….”

 

밀려든다. 연신 선홍빛으로 물든 얇은 피부를 핥아 대던 혀가 기어이 입술을 가르고 안쪽으로 밀려들었다. 심지어 그 움직임은 상대가 거부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지 무척이나 느긋했다.

그것은 아는 자의 움직임이었다. 제 두터운 혀가 작고 좁은 입안을 가득 채워 할딱할딱 숨을 쉬게 해도, 이 사람이 저를 밀어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아는 자의 여유.

실제로 입안이 뜨겁게 메워진 탓에 코로 짧게 숨을 쉬기 시작하는 유진은 흐읏, 하고 불편한 신음을 흘리면서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유현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제 약점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제 혈육의 안쪽으로 기꺼이 파고들었다.

벌린 입안으로 푹푹 쑤셔박히는 혀의 움직임이 마냥 부드럽지는 않았다. 입천장을 혀끝으로 찐득하게 더듬다가, 기어이 숨죽이며 굳어있던 유진의 혀에 닿은 유현의 혀가 제 형의 도망을 막으려는 양 얽혀들었다.

그 사이 몸 밖에 달라붙어있던 더위는 사라지고, 몸 안에서 찌릿하게 터지는 열기가 유진을 지배했다.

 

“하응…….”

 

추읍, 강하게 혀가 빨리는 동안 커다란 손은 유진의 허벅지를 꽈악 쥐어왔다. 통이 넓은 반바지 아래로 스며든 손이 흰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부드러운 살집을 손안에 살짝 힘주어 잡았다. 근육이 잡혀 탱글한 살점이 손바닥 안을 꽉 채우자, 유진은 슬쩍 허리를 떨었다.

파드득 가늘게 경련하는 가늘고 낭창한 몸이 사랑스러워 유현이 목을 울려 웃었다. 그 웃음이 유진의 입술을 사랑스럽게 간질였다.

 

“흐읏, 유…현, 아….”

 

애타는 열기에 잔뜩 문질러진 입술이 결국 동생의 이름을 쏟아냈다. 얽혀있던 혀가 간신히 놓여난 덕분이었다.

유현은 고개를 살짝 틀어 간신히 틈이 생긴 입술이 뱉어낸 제 이름을 곱씹다가 형의 도톰하게 부푼 아랫입술을 쪽 빨아보았다. 아니, 아니다 제 풀에 부푼 것이 아니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무언가를 먹고 마시듯이 목구멍이 꿀렁였다. 만족감이 비어있던 뱃속으로 넘어갔다.

그것이 좋아 유현은 제 입술 사이로 밀려든 붉은 살덩이가 추웁 추웁 빨아댔다. 땀과 타액에 젖어있을 뿐인 그것이 왜 이리도 달콤한지 약에 취한 듯 몽롱해질 지경이었다.

 

“그만 좀 빨아…….”

“달아서.”

“땀밖에 안 흘렸는데 무슨 소리야”

 

하지만 유진은 유현의 그 말이 이해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유현은 형의 불퉁한 목소리에도 오히려 예쁘게 웃어 보이더니 제가 물고 빠는 동안 조금 더 도톰하게 부푼 살덩이를 한 번 더 핥을 뿐이었지만.

어휴,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결국 이번도 다. 오늘도 동생이 제게 하는 행동이라면 무엇 하나 싫을 리 없는 유진의 패배로 이어졌다.

제 입술을 핥기 위해 밖으로 조금 빠져나온 붉은 혀가 저에게 다가오는 순간, 입술을 모아 촉 그 위에 뽀뽀를 해주는 것으로 패배 선언을 마친 유진은 그대로 팔을 벌려 옆으로 누운 동생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안 덥게 화염저항 공유해 준 댔으면서.”

 

문득 침대 옆자리에 파고들며 제게 했던 동생의 말을 떠올린 유진이 풋, 하고 웃어버렸다.

피부에 닿는 열이 사라지면 뭐 하는가. 시선이, 목소리가, 혀가 파고들면 안쪽에서부터 다시금 뜨겁게 달아올라 버리는 것을.

 

“…하지만 섹스하고 싶다고 하면 형이 부끄러워하잖아.”

 

슬쩍 웃으며 다시금 제가 길들인 입술을 핥아내던 유현은 얄미운 저에게 반격하겠다는 양 제 입술을 살짝 깨물어오는 형의 행동에 웃음을 삼켰다.

형의 입술은 화염저항으로 열기를 빼앗았음에도 여전히 조금 뜨겁게 느껴졌다. 더위가 아닌 감정으로 달아오른 것은 쉬이 식지 않았고, 유현도 식혀줄 수 없었다.

유현은 깨물린 입술을 품에 안은 형의 얼굴로 되돌렸다. 이마, 코, 눈 밑과 마른 볼을 지나 입꼬리. 제 피부에 닿는 순간 형의 피부 위를 미끄러지던 열기들이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윽고 제가 안으로 파고들면 열대야의 열기와는 전혀 다른 뜨거움이 안에서부터 다시 맺힐 것이다. 그러면 형은 녹아내린 달빛보다 더 반짝이는 물기를 눈꼬리에 흘리며 예쁘게 울어주겠지.

 

이내 유진의 위로 유현의 몸이 드리워졌다. 열대야의 열기를 빼앗긴 대신 온전히 제 열기로만 달아오를 형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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