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로코의 농구 / 아오미네 다이키>쿠로코 테츠야<아오미네 다이키(?) (초코샌드/청흑)
* A5 소설본 / 페이지 : 18p (변동 가능성 有) / 카피본 / 19세 이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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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중학교 때부터 끌어온 지루한 첫사랑. 고백도 해보지 못한 그 마음은 프로 농구선수 아오미네 다이키의 스캔들과 함께 깨졌다. 이제 더 이상 '진짜' 아오미네에게 매달리지 않겠다고 결심한 쿠로코는 집안일, 경호, 그리고 밤일까지 완벽하게 해낸다는 주문제작 안드로이드를 아오미네 다이키와 똑같이 생긴 모습으로 주문하는데.
쿠로코는 제 앞에 떡하니 놓여있는 거대한 상자를 보는 순간 밀려오는 지끈거리는 두통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자를 보는 순간 텅 비어버린 제 머릿속을 스친 숫자들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감은 눈꺼풀 안쪽으로 0이 말도 안 되게 붙은 숫자가 끊임없이 흘러갔다. 자기들이 무슨 가로로 글자가 지나가는 네온사인이라도 된 것 마냥.
사실 그 숫자가 제가 다람쥐가 겨울 식량을 모아놓듯 야금야금 모아둔 통장에서 순식간에 빠져나간 금액이라 생각하니 정말 눈앞에서 별이 번쩍 튀는 것 같긴 했다.
그 돈이면 퇴근할 때 종종 사먹는 규동에 몇 번이고 고기를 추가할 수도 있고, 다음 월급날 산다고 미뤄둔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는데! 그런데 대체 이주일 전의 자신에게는 무슨 마귀가 달라붙었단 말인가.
쿠로코는 커다란 상자 위에 새겨진 회사명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 그런다고 그 거대한 마크가 사라지는 것도, 글자가 달라져 역 앞에 있는 큰 마트의 이름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 정말 차라리 마트의 이름으로 바뀌면 좋을 텐데. 이 거대한 상자 가득 식료품과 생필품이 들어있기라도 하다면, 그러면 차라리 행복할 텐데.
하지만 쿠로코는 이미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돼지고기나, 간장, 칫솔이나 샴푸같은 것 일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의 상상만큼 덧없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쿠로코는 가벼운 한숨과 함께 상자를 감싸던 포장을 뜯어냈다. 이미 제 앞에 도착해버린 이 어마어마하게 비싼 물건이 반품이나 환불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면 쿠로코는 분명 이것을 이대로 뜯지 않고 고이 반품하여 제 돈을 돌려받았을 것이다.
그날, 쿠로코가 이것을 사겠다고 인터넷 주문을 했을 때에도 분명 몇 번이나 경고창이 떴었다.
[환불 및 반품이 안 되는 고가의 제품이니 구매를 신중히 결정해주세요.]
[고객님께서는 환불 및 반품의 진행이 불가능한 제품의 구매를 결정하셨습니다.]
[정말로 구매하시겠습니까?]
하지만 10년간 짝사랑한 상대의 스캔들 기사와 술의 환장할 콜라보레이션은 그런 모든 경고 문구를 무시하고 쿠로코를 예스맨으로 만들었다. [YES], [YES], [YES] 모든 메시지에서 예스만을 쏙쏙 골라내어 결제 창으로 향하는 걸음에는 거침이 없었다. 결국 그 전투는 본능의 승리로 끝났다.
이성은 패배했고, 쿠로코에게 남은 것은 텅 비어버린 통장과 이 ‘마이 달링 안드로이드’라는 다소 촌스러운 네이밍의 본능을 충족시킬 특별 아이템뿐이었다.
“하아……”
포장을 뜯어내자마자 쿠로코의 눈에 보인 것은 튼튼한 직사각형 철제 상자에 만들어진 네모난 유리창이었다. 정확히는 직사각형 상자의 한쪽 윗부분에 위치한 유리창 속에 보이는 얼굴. 무슨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해질 정도로 달게 잠들어 있는 듯 보이는 그 얼굴은 쿠로코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의 것과 꼭 같았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똑같긴 하군요.”
살짝 거뭇한 구릿빛 피부와 그 검푸른 색의 머리카락. 오똑하게 쭉 뻗은 콧날과 그 아래 자리 잡은 모양 좋은 입술까지. 만약 그가 지금 누워있는 곳이 관처럼 생긴 철제상자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분명 저 존재를 ‘아오미네 다이키’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그가 저렇게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것을 자신은 이미 몇 번이나 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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