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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쿠로코의 농구19

2018년 4월 7일 청흑전력 [꽃놀이] [꽃놀이] 쿠로코 테츠야의 일상은 단조롭다. 맞춰둔 휴대폰 알람이 3번 울릴 때쯤 눈을 떠서 몸을 일으킨 후 기지개. 침대에서 벗어나기까지의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일단 침대 밖으로 발을 뺀 후에는 금방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화장실 보다는 부엌이 먼저인 스타일. 잔뜩 뻗친 머리를 정리하지도 않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시원하게 한잔 마시면 그때부터 정신이 돌아왔다. 씻는 것은 저벅저벅 화장실로 걸어 들어가서 세면대에 물을 켜고 양치 컵에 물을 받는 것부터 시작. 칫솔을 부지런히 움직여 기분이 개운해질 때쯤에 입을 헹궈내고, 찬물로 세수를 하는 것까지 움직임에 막히는 것은 없었다. 마치 기계가 입력된 행동을 수행하듯 밤사이 바깥으로 빠져나와 덕지덕지 얼굴에 묻어버린 듯한 피곤함을 씻어내면 또 다른 하루가.. 2018. 4. 7.
2018년 2월 17일 청흑전력 [새해] *악마X마녀 새해 새로운 푸른 달이 뜨는 날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았다.한 해 동안 찬장에 잔뜩 쌓아뒀던 약재들을 뒤집어엎어 버릴 것은 버려야 했고. 조르륵 늘어선 약병들을 깨끗이 닦아 정리해야했다. 약재실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도 쓸고 닦고. 서재의 책들도 혹시나 저주가 들러붙어 있는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그리고… 또 그리고…그야말로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잠들기 전까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일 일들 뿐.평소에는 둘이 지내기도 좁지 않은 적당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집이 이 순간만큼은 왜 이리도 넓게 느껴지는지. 오죽하면 누가 공간을 잡아 늘리는 마법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했을까.하지만 쿠로코는 마침내 방 정리를 모두 마치고, 거실 소파에 드러눕고 나서야 제가 이전에 지나온 새해.. 2018. 3. 3.
2018년 1월 28일 청흑전력 [생크림] *섹스 피스톨즈 설정 기반*남성 임신 표현 주의 생크림 하얀 크림에서는 달짝지근한 향이 났다. 산타의 수염 같은 그 풍성한 덩어리에서 풍기는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향을 코와 눈으로 음미하며 아오미네는 조심스럽게 칼을 움직였다.제가 눈앞이 흐려지는 끔찍한 순간을 겪으면서 간신히 사온 생크림 케이크는 거대한 사이즈의 홀 케이크였지만, 어차피 이걸 먹을 사람의 위장 안으로 사라질 양은 끽해야 한두 조각에 불과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플라스틱 칼로 케이크를 잘라냈다.이상하다, 보통 임신하고 나면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먹는 양도 많이 늘어난다고 하던데. 아오미네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임산부를 가까이서 본 일이 많았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 상식은 알고.. 2018. 1. 28.
2017년 10월 7일 청흑전력 [다른 사람] [다른 사람] 다른 사람은 안 됩니다. 꼭 아오미네 군이여야만 합니다. 싫다는 말로 내치기에는 그 말이 너무 유혹적이었다. 단 하나뿐인 애인이, 그것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촬영을 시작한 뒤로 너무 바빠서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있던 애인이, ‘네가 아니면 안 돼.’ 같은 말을 하면서 부탁해 오는데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렇기에 아오미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겠노라고. 턱보다 아래에서 저를 간절하게 올려다보는 커다란 하늘색 눈동자에 홀라당 넘어가서 무슨 일인지도 물어보지 않고 답싹 좋다고 해버렸다. 분명 전에 차기작을 계약할 때 제대로 계약서를 읽는 시늉도 안했더니 ‘ 계약서 똑바로 안 읽을 겁니까?! 그러다가 사기 당해서 팬티까지 털려봐야 정신을 차.. 2017. 10. 7.
2017년 9월 16일 청흑전력 [창문]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7. 9. 16.
2017년 9월 9일 청흑전력 [스포츠 음료] [스포츠 음료] “자, 쿠로코는 이거지?” 달력의 날짜는 9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날씨는 좀처럼 가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설 때는 하복 밖으로 드러난 팔에 서늘한 공기가 감기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해가 머리 꼭대기에 걸리는 정오 무렵이 되면 햇볕이 얼얼할 정도로 정수리를 쪼곤 했다.수업이 끝날 때까지도 완전히 식지 않은 뜨거운 공기는, 부활동을 할 때에도 큰 걸림돌이 되곤 했다. 러닝을 할 때도, 기초 훈련을 할 때도 폐 속을 뜨거운 공기가 감돌고 나갈 때면 온몸이 뜨거운 전기포트라도 된 기분이었다.안에서부터 자글자글 끓어오르는 기분. 그럴 때 속을 식힐 수 있는 차가운 음료수를 손에 쥐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하지만 쿠로코는 제 손에 턱하니 건네진 음료수를 .. 2017. 9. 9.